40대 2

백수의 어색한 여유

제주에서의 최단기(?) 귀농도전을 뒤로하고 육지를 밟은 지 벌써 열흘이 지나가고 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주어진 불편한 백수의 여유^^ 헌데.. 아침에 일어나 어딘가에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이 아직도 어색하다. 오랜 시간을 직장이라는 시간틀속에 갇혀 살다 보니 자기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조차 잊어버린걸까? 딸아이 학교에 바래다 주는 것으로 이른 하루를 시작하지만 그 이후의 시간은 정해진 것이 없다 보니 어떻게 보낼까 걱정부터 하게된다. 평생 다시 오지않을(?) 귀한 자유로움을 만끽하기 보다는, 말년에 직장을 퇴직한 분들이 느끼는 우울함이 먼저 들기도 한다. 이내 정신을 차리곤 제주에서 그랬던 것처럼 하늘한 번 보고 눈을 감아본다. “서둘지 마라.. 서둘지 마라” 제주의 눈부신 하늘이 그랬던 것처럼 이 곳의 ..

죽는다는 것

# 090113 화 69년생 동갑이고 생일도 나랑 비슷하게 4월 이었던 거 같다. 2003년 이 직장으로 옮겨오면서 나는 서울, 지는 강릉에서 근무했지만 가능한 자주 보고 건강검진하면 꼭 같이 만나서 가고, 끝나면 꼭 술 한잔 같이 하고,,,, 경희대 경제학부를 나오고 제법 똑똑하고 자기주관 강하고 무엇보다 쫀쫀한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의리 있고 박력 있는 친구였다. 그러던 녀석이 나이 마흔하나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뜰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회의 도중 첨 듣게 되고 난 첨엔 농담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는 교통사고사 인 줄 알았으나, 급작스런 심장이상으로 급사했다는 것이다. 물론 2~3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못하여 병원에도 가고 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그게 죽음으로까지 가게 할 줄은… 사실 그 날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