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탈출] 제주귀농 도전기? 실패기

먹고 산다고 다들 욕 본다..

neojoy 2009. 11. 25. 10:52
"행님!! 접니다."

요즘도 가끔 연락온다.
참 친절한 후배지, 잊을만 하면 전화주고.
직장얘기, 건강얘기, 긍정적인 얘기, 돈 버는 얘기.....

내 보고 보험영업 같이 하자고^^
물 론 요즘 보험영업이 예전 아줌마부대 시절의 영업과는 확실히 다르다. 좀 더 체계화 되서 한 마디로 전문직종으로 나름 자리잡았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실제로 나름의 성공를 거둔 이들도 주변에 많이 있고, 금융지식도 터득할 수 있고 게다가 돈까지 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 그것도 평소 받던 급여보다 훨 많이 느껴지는 금액이라면 혹 할 수밖에 없다.

올해에만 두 명의 선배가 그리로 입사하여 수 개월째 (전문용어로) 뺑이 치고 있다. 서너 달 나름 예전 급여보다 좀 더 두둑한 돈도 받았으리라. 근데 문제는 주변 사람들을 한 번 쫙 훑고 난 후부터다.
"인자 오데로 가지?"

몇 일 전 서울서 여기 원주까지 선배 하나가 내려왔더랬다. 아마 지금쯤 그 고통을 느끼는 모양이다. 내 사정 뻔히 아니 보험 얘긴 하지 않았지만 만나는 거 자체로 예전의 만남과는 웬지 다른 그 무언가가 대화내내 조용히 왔다리 갔다리 한다.

내가 내년에 직장을 때려 치고 제주로 귀농을 한다고 하니 오히려 부러워 한다. 여기서 부러움이란 "그래도 너는 일자리(?)를 잡았구나.." 하는 속마음이리라.

참 요즘 가장들 욕 본다.

직장이라고 하나 있는 게 몸과 맘을 바쳐 신뢰를 주기엔 너무 미덥지 못 하고,
속도 모르는 아이들은 돈 쓸 일만 맹글어 오고,
집안의 어른들은 '그래도 봉급쟁이가 속 편하고 장땡이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이러니 40 이후에 전 보다 나은 직장을 찾지 못하면 보험회사로 가는 것이다. 일단 양복 쫘악 빼 입고 멀쩡한 번화가 건물로 출근을 하거든. 유치하지만 좀 뭔가 있어 보이거든. 그치만 그게 다다.

아,, 물론 보험영업에 나름 확신을 갖고 도전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얘기는 절대 아니니 오해는 마시라. 이곳저곳 헤메이다 할 수없이 정말 어쩔 수 없이 보험에 뛰어드는 가여운 일부 가장들의 안타까운 얘기일뿐이다.

나 또한 많이 고민했었다. 근데 맨땅에 영업이 도저히 엄두가 안 나서 포기하고 그 패배감에 이런 소릴 하는 지도 모르겠다.

한 동안 이곳 직장을 버리고 다른 곳을 찾으려고도 했지만 결국엔 귀농을 선택했다. 어쩌면 이것도 이리저리 헤메다가 보험회사로 들어 가는 것과 별반 다름이 없을 수도 있다. 아니 똑 같이 안스러운 상황일 수도 있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마음가짐이 중요하겠지. 뻔한 얘기지만...

몇 달째 봉급이 안들어 온다고 쓴 소주 마시는 녀석,
갑자기 병원이 폐업을 하는 바람에 이력서 쓰고 있는 지인,
돈 얼마 안되도 직장 있는 게 어디냐며 착실히 출근하는 녀석,

다들 욕 본다. 하루하루 묵고 산다고,,,

나는 월 몇 백만원 포기하고 그 반도 안되는 돈 벌러 농사지으러 갈란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