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는게 뭐 다..

노무현 대통령 49재

neojoy 2009. 7. 10. 15:34

어쩌면 우린 벌써 잊어버린 지도 모르겠다.

언론에서 하루만 안 떠들어 줘도 금방 까먹는 이 놈의 뇌.

세상이 허무하단 걸 새삼 느끼고 울적한 마음으로 훌쩍거린 그 날이 벌써 오십 여일 이나 지나버렸다. 간사한 게 인간이라 더만 그새 그 분이 이 땅을 떠나신 것도 뇌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 그런데, 오늘 10일이 49재란다. 봉화마을은 며칠 전부터 준비로 다들 바쁘고 오늘 하루는 마을주민들은 가게 문까지 다 닫고 추모열기로 가득하단다.

그냥 全모씨처럼 당당하게 버티시지,

시간이 좀 흐르면 금새 잊혀질 것을 왜 그리도 모진 맘을 먹었을까? 좀 쪽팔리더라도 좀만 참으면 될 터인데 왜 하나뿐인 목숨과 바꾸신 걸까? 나 같으면 어찌했을까? 우리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사람들의 생각은 다들 거기서 거기다.

간혹 앞선 생각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그야말로 모래 속 진주일 뿐이고 우린 어쩌면 똑같은 꼴의 생각들을 하고 똑 닮은 꼴의 행동들을 하며 살고 있는 거 아닌 지 모르겠다. 그러니 모래알 속 진주가 가치가 있는 거겠지.

하루 이틀 정말 성실하게 산다고 그 사람이 성실한 사람은 아니다.

하루 이틀 겁나게 공부한다고 그 사람이 공부 잘 하는 사람은 아니다.

하루 이틀 정성을 다해 부모를 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효자가 되는 건 아니다.

깃털만큼 많은 날들을 눈 앞의 이익을 쫓지 않고, 내 편익을 버리고 곧은 신념과 믿음으로 자신의 길을 가야만이 비로소 참된 사람임이 널리 인정될 만한 그 나마의 일말의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이러니 어느 누가 이 길을 택하겠는가? 과연 세상사람들 중에 어느 누가 이 험한 길을, 어쩌면 아무도 알아 주지 않을, 나 혼자만 쌩쑈하고 끝날 지도 모를 이 길을 묵묵히 갈 수 있는가 말이다.

감히 그 길에 접어들 생각조차 하지 않은 사람이나,

어쩌면 그런 길은 영화에서나 나오지 현실에 그런 게 어디 있나.. 하는 사람이나,

길에서 만난 우연한 유혹에 이미 홀라당 넘어간 평범하지만 지 딴에는 잘 난 사람들은 제발 차원이 다른 분한테 세치 혀를 놀리지 말았으면 한다. 스카이콩콩 타고 지 딴에는 KTX 와 속도경쟁에 도전하겠다는 것과 별반 차이 없다. 말 그대로 노는 물이 다르고, 2%가 부족한 게 아니라 98%가 차이가 나는 데 어데다 입을 들이 민단 말인가. (물론 요즘은 눈치 까고 다들 잠복해들 있긴 하지)

구멍 뚫린 하늘처럼 쏟아 붓던 비도 잠시 그치고 그 분을 추모하듯 사람의 형상으로 태어났다면 오늘 하루는 차분하고 조용히 지나 온 10년을 돌아 보고 최근의 1년을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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