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는게 뭐 다..

노무현의 신뢰

neojoy 2009. 4. 8. 10:35

< 노무현마저,,,? >

연일 노무현 전대통령 뇌물수수에 관한 글이 도배되고 있다.

참여정부때 몸 담았는 전현직 의원이나 직간접적으로 후원인이었던 기업가들도 검찰에 불려가고 지금도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라는 둥 말들이 난무하다.

급기야 어제(4/7)는 정상문 전비서관이 체포수사에 이르고 노무현 전대통령은 '사람사는 세상'을 통해 그 돈(두 차례에 걸쳐 10억)은 정비서관의 개인사가 아닌 당신들의 일이었다고 밝히고 대국민 사과문을 게시하기에 이르렀다.

 

한 편으론 참 대한민국에 노무현만한 인물이 있을까 했는데 이 분마저 다른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개인적인 목적으로 돈을 받아먹었다니 허탈하고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저 분도 저러할진데 그럼 나머지 정치인들은…ㅎㅎ 말을 해서 무엇하리. 안 봐도 비디오지 않은가?

 

이유야 어찌되었건 재임중에 후원인으로부터 10억이란 돈을 받은 것은(빌렸다고는 하지만) 잘못임에는 분명하다. 법적인 응분의 대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이 다른 정치인에게 이와 같은 일이 생겼을 때는 분명 그렇치 않았을 것인데 요즘의 노무현대통령 관련된 뉴스를 보면서 그 분을 탓하기 보다는 오히려 현정권이 오버한다는 생각과 "니들이나 잘하세요" 라는 마음이 생기는 건 나만 그런건가? 궁금하야 오늘에야 '사람사는 세상'에 들어가 봤다. 야~~ 아니나 다를까.. 2004년 탄핵때 흐트졌던 민심이 다시 모였던 것 처럼 이번 사건으로 많은 이들이 사이트를 수놓고 있었고 그들의 노무현에 대한 존경또한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었다. 도대체 어느 나라 역사에 어느 나라 국민들이 돈 10억 받은 전직대통령에 대해 이토록 관대(?)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럼 이 사람들은 비사회적이고 비이성적인 말그대로 이상한 사람들일까?

 

아래는 그들이 올린 글들이다.

"노공이산님 빚 우리가 갚읍시다…"

"자꾸만 눈물이 납니다…"

"모금운동 합시다…"

"법적인 지식이 있는 분은 모금운동의 법적인 문제를 검토해 주십시요... "

"찬성합니다…"

"동의합니다…"

"응원드리려고 가입했습니다…"

… … ….

 

이건 무슨 뻔한 통속드라마나 영화도 아니고 현실에서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는 게 참으로 신통스럽다. 2004년 대통령탄핵 때 촛불을 들고 구름처럼 몰려들던 사람들, 작년 소고기정국때 역시 남여노소를 가리지 않고 심지어 유모차까지 끌고 나오던 사람들…

 

대한민국의 30,40,50대들. 그리고 약간의 20대까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그 밖의 수많은 정치권력과 그 수하들, 돈있는 자들. 이들의 깃털같이 많은 비행과 구린내 나는 비리를 익히 보고 또 보아왔던터라 이번 노무현사태를 보면서 노무현또한 그들과 한 바구니에 집어넣을 만도 한데(사실 1차원적인 관점에서 보면 충분히 이런 오류를 범할 수 있고 또한 그런 이들도 많을 것이라 짐작된다) 오히려 그를 위로하고, 잘못을 고백한데 대해 박수를 보내고 하는 이들은 분명 이 땅의 중심세대들이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인간에게 있어 '신뢰'란 게 이토록 강렬한 것이었던가. 어쩌면 '신뢰'란 단어의 그 뜻을 넘는 무언가를 노무현 전대통령은 이들에게 주었던 것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세상은 참으로 변하고 있다.

수십년간 세뇌교육에 휩싸여 권력자의 본모습을 보지 못하고 '그런가보다'하고 멍하니 마냥 시키는 대로만 살았던 우매한 국민들이 이제는 그들 스스로 세상을 판단하고 그들의 작은 힘들을 모아 엄청난 역사를 만들었지 않은가.

 

1992년 대선때 한나라당 조직원이 알바뛰라는 말에 유세장에 몰려다니며 김영삼! 김영삼! 구호 몇 번 외치고 현금 4만원을 5번 받고, 김영삼 이름이 새겨진 손목시계를 받고, 식당에서 고기 얻어먹고,, 이러던 내가 2002년 대선 전날 정몽준의원의 배신에 흥분하며 노무현 캠프에서 10원짜리 하나 안 받았는 데도 불구하고 마치 자기일인양 지인들에게 일일이 선거에 참여하라고 오전내내 문자보내고 전화질 하던 나로 바뀐 것은 분명 노무현의 어떤 위대한 힘이 작용했음이리라. 중요한 것은 이런 사람들이 부지기수였으며, 그들이 시키지도 않은 이런 행동을 하게한 동기가 있슴이 분명하다. 그건 바로 노무현이란 이름 석자로 귀결된다.

 

이제 노무현 전대통령은 법정에 설지도 모르고 전두환 노태우가 입었던 하얀옷을 입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 정치인에 대한, 권력자에 대한, 돈 있는 사람들에 대한 법적인 엄격한 잣대를 들이 댈 수 있는 아주 좋은 사례를 만드는 것이며,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자는 감히 어느 분야에서도 지도자의 자리에 앉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지금 지지자들의 아니, 소리없는 국민들의 애정은 더 크질 것이며 이 사건으로 인해 그것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는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이제 이명박대통령이하 수많은 권력자들과 돈 많은 사람들은 '물반 특혜반' 그야말로 룰루랄라 좋은 세상에서 살다가 이젠 국민들의 엄격한 감시하에서 누구보다 청렴한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며, 이는 당연히 나라발전의 크나 큰 양분이 될 것이다.

 

세상은 참으로 변하고 있다… 지극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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