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는게 뭐 다..

(펀글) 티핑포인트를 만드는 SNS란 ?

neojoy 2010. 9. 28. 12:48

요즘 최대의 이슈가 되고 있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개인이나 기업이 특정목적에 활용하고자 하는 맘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잡힐 듯 잡힐 듯 하지만 막상 자신의 이익에 부합시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익에 목적을 두고 뜬금없이 SNS에 접근하다가는 성공은 커녕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는 물론이고 왕따당할 각오도 해야할 만큼 세상은 녹녹치 않다.

여기, 이에 관련한 성공사례나 사전 준비로 읽어 둘만한 글이 있기에 소개한다.


자료출처 : http://www.bloter.net/archives/35808 (Bloter.net)



티핑 포인트’는 2000년에 뉴요커 기자 출신 유명 작가 말콤 글래드웰이 발표한 책의 제목으로, ‘더 이상 뭔가 일어나지 않을 수가 없는 시점’이다. 쉽게 물이 끓기 시작하는 섭씨 100도를 생각하면 된다. 다만 그 대상이 물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변화에 적용되는 것이다. 사회학적 용어로는 사회적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상호 작용이 일어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말하는 ‘결정적 다수’(critical mass)가 있다.


그러면 온라인 네트워크는 어떤가? 현실 공간보다 사람들이 만나고 모이기에 쉬운 장소이기에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기 더 쉬운 곳일까? 선거 운동과 월드컵 응원의 무대로 활용되기도 하고 일약 스타를 창조하고 마녀 사냥의 온상이 되기도 하니 온라인 네트워크는 티핑 포인트가 일어나기 유리한 곳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온라인에 그룹 서비스를 이용해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그룹을 만들었다 치자. 그것을 통해서 어떤 사회적 목적을 달성해 나가는 것은 쉽게 되지 않는 일이다. 아무나 할 수 있다면 무수한 성공한 커뮤니티들이 존재해야 하겠지만, 실제로 그들은 소수다. 예를들어 무료 전자 백과인 위키피디아와 비슷한 컨셉트의 여러 아이디어들이 실험됐지만, 실제 광범위한 성공적인 사례는 아직 위키피디아 하나로 잔존하고 있지 않은가.


그 이유는 집단 행동이 가지고 있는 ‘함정’ 때문이다. 80의 결과는 20의 원인에서 나온다는 파레토 법칙에 의해서 사람들이 집단을 이룰 경우 ‘누군가 내 일을 대신해 주겠지’ 하는 무임 승차의 근성을 가지고 책임 회피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좋은 뜻을 가지고 그룹을, 카페를, 커뮤니티를 개설한다고 할 지라도, 누군가 이 좋은 일을 해주겠지 하는 생각을 다수의 사람들이 하는 이상, 그 좋은 일이 실제적 사회적 영향력으로 나타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해 온라인상에서 티핑 포인트의 발생을 확산시 목적으로 2007년에 만들어진 것이 더 포인트(The Point)다. 이 온라인 서비스는 목표를 정하고 특정 숫자 이상의 사람들을 모은다든지 혹은 특정 액수 이상의 금액이 모금됐을 경우에만 해당 캠페인을 실시한다. 그러나 더 포인트는 런칭 후 18개월 동안 예상했던 트래픽과 그 트래픽을 통한 광고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여기서 끝났으면 전설은 없었을 것이다. 창업자 메이슨은 보다 겸손하고 단순한 아이디어를 냈다. 세상을 바꾸는 티핑 포인트 대신에 하루 특가 할인하는 상품을 공동 구매하는 지역 기반 서비스를 구상한 것이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바로 그룹과 쿠폰의 합성어인 그루폰(GroupOn)으로, 2008년 시장에 데뷔해 미주 시장에 지역 기반 소셜웹 서비스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창업 1년 반만에 연매출 3억5천만달러(4235억원)를 달성했다. 놀라운 위업이다. 더 포인트가 가지고 있던 잠재력을 그루폰은 단순함의 법칙으로 승화시켰다. 선택과 집중의 힘의 결과다. 국내에서도 위폰, 티켓몬스터 등 유사 서비스가 선을 보이며 최근 스마트폰과 SNS 붐에 따라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루폰의 성공은 온라인에서도 어렵다는 집단 행동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새로운 성공 신화를 달성한 것이기에 그 의미가 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디에서 그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터득할 것일까?


게임이론에서 한 번 생각을 해보자. 게임이론이란 상대방의 수를 읽어야 하는 전략적 상황에서 내 수를 꺼내야 할 때, 그 양방간 역동적 균형점을 찾기 위한 이론이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죄수의 딜레마다.  죄수의 딜레마는 서로 죄를 감싸주면 형을 최소한으로 받게 되는 죄수가, 상대가 자백해 자기만 형을 혹독하게 받는 것을 두려워해 둘 다 자백해서 최선은 아니지만 차악은 지키게 되는 결과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할 지를 계산하면서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가 아니라 차악의 결과를 갖게 된다는 것을 이 딜레마는 암시하고 있다. 사실 이는 온라인 협업을 통한 최선의 결과를 피하고 무임 승차를 노리는 온라인상의 일반적인 이용자 행태와 상통한다.


여기에 열쇠가 있다. 여성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엘리노어 오스트롬은 그의 저서 <집단 행동과 자치 제도>(Governing the Commons)에서 이 기존의 ‘죄수의 딜레마’의 정통적 해석이 오류가 될 수 있는 사례를 제시했다. 그녀는 애초에 그들 두 사람이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만약 그들이 감옥에 갇혀 서로와 분리된 상황이 아니라, 상호 소통할 있고, 의존해야 한다면, 그들이 ‘친구’라면,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즉, 공동의 책임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최선의 결과가 집단 행동에 의해 추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 오스트롬의 주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루폰의 성공 신화를 해석하는 문이 열린다. 예를들어 공동 구매를 통해서 특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는 것은 참여자 모두의 혜택이지만 정보 제안자, 공유자에 대한 불신, 참여의 비용 문제 등으로 사람들은 해당 거래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주고, 해당 거래에 관한 정보를 공개·공유해주고, 나아가 참여자들의 행동에 대한 동기 부여와 함께 책임 의식을 부여할 수 있다면 공공의 선을 위한 집단 행동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오스트롬이 말한 공유지(commons)의 자발적 관리를 위한 핵심, 갈등 해결과 규칙 변경을 위한 메커니즘이 공동체 소유여야 한다라는 주장을 온라인 서비스로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론적 논의로는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SNS의 특징의 모든 것을 잡아낼 수는 없다. 위에 말한 집단 행동을 위한 서비스 디자인과 플랫폼 구축은 더 포인트와 그루폰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후자는 무엇이 다른가, 무엇이 그들에게 거대한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했는가? 그것은 그루폰이 더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용자는 세상을 바꾸기엔 너무 피곤하다. 따라서 그들에겐 세상을 뒤흔드는 거대한 목표보다는 탐나는 물건, 서비스를  공동으로 싸게 구매할 있는 사이트가 더 설득력이 있다.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으나, 티핑 포인트를 만들고자 한다면 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상대하는 것은 때로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을 자연스럽고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인간임을, 고전 소설과 함께 막장 드라마를 함께 소화해내는 인간임을 말이다. 그리고 그 본질이 온라인에서도 바뀌지 않음을 직시해야 한다.


한마디로, 지상에 발을 디딘 인간을 상대하는 SNS는 역시 지상에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번성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회의적 현실주의(skeptical realism)가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SNS의 비밀이다.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 말고, 너의 눈을 고객 눈에 맞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