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탈출] 제주귀농 도전기? 실패기 45

배추를 수확했다..

감기 몸살로 추운날씨에도 배추를 후딱 수확치 못하고 어제 점심때서야 거둬들였다. 지난 8월 30일 심어서, 딱 두 달반만에 나름 모양도 시장에서 파는 진짜 배추다 ㅎㅎ 근데 한 열흘전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날을 견디지 못했는지 생각만큼 알차게 크진 못 한거 같다. 사실 시장에 파는 배추 크기의 반 정도밖에,,;; 그래도 이게 어디야? 하긴 했지만 생각대로 커주지 못한 배추가 맘에 차지 않는다. 배추 외에 다른 잡다한 채소들은 잘도 크고 잘도 자라더니만 왜 김장을 해야하는 배추가 이토록 잘게 나온건지 아쉽기만 하다. 역시 농사는 아무나 하는 건 아닌 가 보다. 전문가의 손에 자란 배추는 씨알도 굵을뿐더러 땟갈도 우리것보다 훨 나아 보인다. 땅에 뭍어 두고 지 혼자 해 보고 비 맞고 자라는 넘이 도대체..

뛰어!

"추석이 가까워졌습니다…" 국민학교 국어책 어딘가에 나오던 첫 문장인데, 해마다 추석이 되면 생각난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후에 출발을 해서 배고파도 가게 마칠 때 까지 참았다가 정말 배터지게 저녁을 먹고는 또 장인어른과 이런 저런 영양가 없는 얘기들을 주고 받고는 정작 내 하고픈 얘기들을 놓치곤 했었는데, 오늘은 그러지 말아야지. 이번엔 먼저 던진 화두도 있고 하니 얘기를 좀 들어주시겠지? 허나, 그 얘기들을 어떻게 잘 풀어야 할지 고민이다. 젊은 사위놈이 직장을 때려치고 뭔 딴일을 한다고 하니 걱정하시는 건 당연지사일 게다. (늘 그랬었는데도) '요즘처럼 힘든 시기에 회사만큼 봉급 따박따박 주는 데가 어딨다고 관두고 맨땅에 헤딩을 하겠다고 그러냐?' 아마 말씀은 달라도 속마음의 질문은 이러지 않겠나. ..

그 때 그 길도 이리 짧았던가?

9월 11일 금요일. 오후 4시 회사에는 적당히 둘러대고 서둘러 중앙고속도로로 향했다. 네비의 조언으론 진주까지 340km 니 3시간 반은 족히 걸리리라. 늘 그렇듯 막판 네비의 실수인지 나의 오판인지 서진주IC 에서 제대로 빠지질 못해 꼬박 4시간을 채워서야 작은아버지댁에 도착했다. 만 2년만이지 아마. 재작년에 어른들 모시고 아이들 데리고 왔었으니… 이름도 화려한 ‘춤추는 오징어 회무침’ 식당에서 맛나게 쏘주와 곁들인 오징어 안주는 환상이었다. 출발 전부터 얘기해 놓은 게 있던 터라 작은아버지도 내 얘길 궁금해 했다. 요즘 직장에 대한 내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리고 조언을 구했다. 당신도 내 전활 받고 많은 고민을 하셨음이 역력하다. 허나, 마땅한 job을 찾기란 역시 쉽지 않으니 그것이 문제..

귀농을 하려니..

어딜 가도 가진 재산이 너무 적다. 도저히, 이래저래 해도 계산이 서질 않는다. 고향인 산청에 내려가기로 하고 이번 주말에 작은아버지를 찾아 뵙기로 했다. 첨에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했을 땐 도시 생활이, 봉급쟁이 생활이 많이 힘들지? 하며 공감을 해 주셨는데 그에 그치질 않고 정말 내려갈 듯이 전화하고 직접 찾아 뵙는다고 하니 덜컥 두려우신 모양이다. 하긴 시골생활 또한 도시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만만치 않으니 그냥 맘 편히 직장 다니지 뭐 하러 내려 오냐고 생각하실 만도 하다. 사실은 고향인 산청이나 외삼촌이 계시는 제주도 이 둘 중에서 귀향(?)길을 찾으려는 중이다. 허나 두 곳이다 최소 1~2년이나 2~3년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활비로 지출만 생길 판국이라 맘이 편칠 못하다. 산청..

지금을 버려야 미래를 가질 터인데..

올해로 만 15년. 대학을 졸업하고 당시엔 잘 나가던 삐삐 회사에 입사했다. 영업,마케팅만 죽 차게 8년 반을 하다가 지금은 7년째 통신관련 민원업무를 보고 있다. 참 재미없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게 사람의 에너지를 이토록 빼 먹을 줄이야.. 88학번 잘 나가던 패기와 열정은 지금은 온 데 간 데 없고 태엽 달린 인형처럼 그려진 궤도를 따라 돌고만 있는 모습이 가끔은 낯설기도 하다. 앞으로 이 짓거릴 못 해도 20년은 더 해야 될 텐데,, 물론 그 전에 회사에서 날 냅두지도 않겠지만, 許 한다 해도 내가 먼저 발길 돌릴 것 같다. 더 늦기 전에(오십이 되기 전에) 시원 찮아 보여도 내 일을 찾고 정년 걱정하지 않고 살면 월매나 좋을까나? 동남아시아 이민, 귀농, 제주에 갈까?… 별별 생각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