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만 15년.
대학을 졸업하고 당시엔 잘 나가던 삐삐 회사에 입사했다. 영업,마케팅만 죽 차게 8년 반을 하다가 지금은 7년째 통신관련 민원업무를 보고 있다.
참 재미없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게 사람의 에너지를 이토록 빼 먹을 줄이야..
88학번 잘 나가던 패기와 열정은 지금은 온 데 간 데 없고 태엽 달린 인형처럼 그려진 궤도를 따라 돌고만 있는 모습이 가끔은 낯설기도 하다. 앞으로 이 짓거릴 못 해도 20년은 더 해야 될 텐데,, 물론 그 전에 회사에서 날 냅두지도 않겠지만, 許 한다 해도 내가 먼저 발길 돌릴 것 같다.
더 늦기 전에(오십이 되기 전에) 시원 찮아 보여도 내 일을 찾고 정년 걱정하지 않고 살면 월매나 좋을까나? 동남아시아 이민, 귀농, 제주에 갈까?… 별별 생각을 다 해 보지만 뾰족한 방법은 없어 보인다. 지금의 직장생활처럼^^;
남들은 나이 마흔을 넘기면 수도권에 (빚을 내서라도) 집 한 채라도 갖고 못 해도 SM5 정도는 몰고 다니 더만, 난 대체 뭘 했길래 아직도 10년 넘은 아파트에 전세 살고 10년이 훌~쩍 넘은 빠알간 줄리엣을 몰고 다닌단 말인가. 남들만큼 못 번 걸까? 남들 보다 부지런히 소비를 해서 그런가? 특별 날 게 없는 데도 결과만을 보면 부끄럽기 짝이 없는 점수다.
친구녀석 말 맞다나 궤도를 이탈 해서 다른 차선을 타야 하는 데, 머릿속만 복잡하고 손에 잡히는 건 다 공허함 뿐이다.
고향으로 내려가든 제주로 가든 월 고정지출이 문제다. 아무리 잘해도 2년 정도는 경제 활동이 여의치 않을 터인데 월 200~250의 지출을 어떻게 줄여야 하나? 텃밭 가꾸기로 식비는 줄일 수 있다지만 애들 기본 교육비나 통신비, 보험료, 기초생활비 등은 참 난감하다. 줄이고 자시고 할 게 없어 보인다. 월 150 미만으로 만들어야 한다. 2년 공치고 최대 3천만 원 이내로 지출을 잠그고 2년이내 고정소득원을 창출해야 겨우 본전치기가 될 수 있으리라.
책상머리에 앉아 인터넷을 뒤지는 짓은 그간의 작업으로도 족하다. 진주도 내려가 보고 제주도 함 더 가 보고 몸으로 알아 봐야 좀 더 확실한 윤곽이 잡히리라.
아침저녁으로 제법 시원스런 게 가을이 왔나 보다.
또 이렇게 한 해가 흘러가게 둬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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