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도 가진 재산이 너무 적다. 도저히, 이래저래 해도 계산이 서질 않는다.
고향인 산청에 내려가기로 하고 이번 주말에 작은아버지를 찾아 뵙기로 했다. 첨에 고향으로 내려간다고 했을 땐 도시 생활이, 봉급쟁이 생활이 많이 힘들지? 하며 공감을 해 주셨는데 그에 그치질 않고 정말 내려갈 듯이 전화하고 직접 찾아 뵙는다고 하니 덜컥 두려우신 모양이다. 하긴 시골생활 또한 도시 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만만치 않으니 그냥 맘 편히 직장 다니지 뭐 하러 내려 오냐고 생각하실 만도 하다.
사실은 고향인 산청이나 외삼촌이 계시는 제주도 이 둘 중에서 귀향(?)길을 찾으려는 중이다. 허나 두 곳이다 최소 1~2년이나 2~3년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활비로 지출만 생길 판국이라 맘이 편칠 못하다.
산청이든 제주든 농가주택이라도 한 채 사려면 3~4천만 원은 들 테고, 2~3년 생활비로 또 2천만 원(매월 본가 어른들 생활비 송금액 포함 ㅎㅎ)은 들 테고, 2,3년 후에 뭔가를 하려고 할 땐 정착 목돈이 남아있지 않을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금 내 수중에서 5천만 원을 지출하고 나면 남는 돈은 불과 5천도 아니 될 것이기에…
귀농관련 책도 여러 권 보고 인터넷도 쥐 잡듯 뒤지고는 있지만 다들 탁상공론일 뿐(물론 간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도 많음) 역시나 내가 직접 부딪히며 길을 모색하는 게 더 빠를 듯 하다.
지난 5년 간 수도 없이 직장생활을 끝내고 평생직업을 찾으려 노력했건만 실제 현실적으로 이뤄진 건 하나도 없다. 회사 퇴직 당하길 기다리다간 앞으로 또 수년을 보낼 지도 몰라 당장 내년엔 퇴직이 안 되면 퇴사를 하려고 벼르고 있다. 산청이 되든, 제주도가 되는 일단은 내려가 볼 생각이다.
산청으로 간다면 우선 농가주택을 구하고 살 집을 마련해서 주변 농가에서 일당 직으로 시작해야 한다.
제주로 가면 역시 농가주택을 구입하고 근처 농장에 취직해서 생활비의 일부를 벌어야 한다.
허나 둘 다 문제인 것이, 시골에서 막노동으로 월 150만원을 벌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150을 벌지 못하면 얼마 되지 않는 통장잔고를 계속 줄여야 하니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가 정말 푼돈인 전세금 마저 다 날려버리면 서민층에서 극빈층으로 내려가는 건 시간문제인 것이다.
어찌해야 하나?
여기서 다시 맘을 다 잡고 직장생활로 돌아 가야 하나? 그러긴 정말 싫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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