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사는게 뭐 다..

부모 자격증?

neojoy 2008. 12. 30. 22:20



며칠 전 우연히 와이프가 켜 놓은 컴에서 아줌마들 카페를 잠깐 둘러봤다.

헐,, 뭔 놈의 아줌씨들이 이케 솔직스럽게 글을 적었단말인가? 시댁 험담부터 동네 아줌마얘기, 애들 병원유치원 얘기 등등 그야말로 백과사전식의 다양한 글이 올라와 있었다. 참 세상 좋아졌다. 요즘 20대 30대 40대 주부들은 그야말로 20대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갖고 숫자만 나이를 먹는 것 같다. 촌스럽게 옛날 얘기하자면 불과 1,20년 전의 주부들은 그야말로 남편과 애들말고는 먹고사는 게 바빠 눈코뜰 새없이 사는 말 그대로 아줌마였는데 말야,,, 물론 바보같이 살아온 선배 아줌마와 달리 똑 부러지는 요즘 주부들이 훨 나은 면도 없진 않으나 웬지 씁슬한 기분은 우얄수 없다.


신세대 주부들의 글을 읽어가며 느끼는 건 참 철없는 주부들이 많이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극단적인 예이긴 하지만, 20 여개월된 아이가 있는 한 주부가 이웃에서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술 한잔 하자고 사정사정해서(평소에는 정말 아닌데) 그 날따라 자는 아이를 냅두고 무려 2시간이나 술집에 갔다 오니 가스불에 올려놓은 것이 타서 연기가 집안에 자욱하더라,,, 천만다행으로 애가 자는 방에는 이상이 없어서 십년감수했다,,, 나름 반성했다,, 뭐 이런 얘기는 저엉말 딴 세상 얘기처럼 느껴졌다.


나 또한 집에 세살먹은 아들놈이 하나 있지만 그 보다 더 어린 30개월도 채 안된 아이를 혼자 재워두고 술을 먹으러 갔다? 2시간동안이나? 아,, 이건 아무리 당시 내가 알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해 줘서 백번 양보한다 해도 쉽게 납득가지 않았다. 굳이 전문용어로 하자면 "우째? 우째 이런 일이!!"


 물론 요즘 남자들도 10대 학생들이나 빠질법한 컴게임(스타크,리니지 등)에 몰두하여 회사에서 오자마자 컴앞에 죽치는가 하면 맘편히 오락할려구 마누라더러 애 데꼬 친정가지 않겠냐고 제의(?)하는 신랑들도 많다고 하는 걸 보면 남자나 여자나 할 것 없이 요즘 3,40대 어른들은 필히 우리가 어릴적 봐 오던 그 시절의 3,40대의 어른들이 아님은 분명한 거 같다. 물론 그 시절의 고리타분한 것을 유지하자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가정에 대한, 자녀들에 대한 부모로서의 도리마저 과거 웃대 어른들의 반도 따라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아닐까?


몇 해전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는 신랑신부에게 신부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들은 얘기로)

'요즘은 결혼이나 가정에 대한 개념이 너무 자의적이고 이기적이라 의무는 이행치 않고 자기 권리만 내세우는 사람이 많아 걱정이다. 자녀에 대한 부모 역할도 마찬가지다. 돈으로 학원 여러군데 보낸다고 옛날 부모님만큼 자식에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제는 정말 결혼도, 자녀을 낳아 부모가 되는 것도 자격증을 발급해서 합당한 자만이 그 자격을 줘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져도 인간세상의 그 본질은 항상 존재하는 법.

우린 어린시절 우리를 위해 밤낮으로 공장이며 일터에서 뼈바지게 일하며 고생하던 어른들의 모습을 보고 느끼고 깨우치며 자랐는데, 우리가 부모가 된 지금 과연 우리 아이들은 컴에 목숨거는 아빠 컴에 더 열중하는 엄마를 보며 뭘 배울까나?

잡고 반성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