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0113 화
69년생 동갑이고 생일도 나랑 비슷하게 4월 이었던 거 같다.
2003년 이 직장으로 옮겨오면서 나는 서울, 지는 강릉에서 근무했지만 가능한 자주 보고 건강검진하면 꼭 같이 만나서 가고, 끝나면 꼭 술 한잔 같이 하고,,,, 경희대 경제학부를 나오고 제법 똑똑하고 자기주관 강하고 무엇보다 쫀쫀한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의리 있고 박력 있는 친구였다.
그러던 녀석이 나이 마흔하나에 급작스럽게 세상을 뜰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회의 도중 첨 듣게 되고 난 첨엔 농담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는 교통사고사 인 줄 알았으나, 급작스런 심장이상으로 급사했다는 것이다. 물론 2~3년 전부터 건강이 좋지 못하여 병원에도 가고 했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그게 죽음으로까지 가게 할 줄은…
사실 그 날은 회의 끝나고 이천 매장으로 놀러라도 갈 참이었는데, 너무나 황당한 나머지 실감나지 않는다는 것 외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머리 속에 있지 않았다. 사람이 이렇게 죽을 수 있단 말인가? 그 녀석 아직 장가도 안 갔는데…
사는 게 대체 뭔지,, 세상이 이토록 허무맹랑할 줄은…. 몰랐네. 뭔가에 속았다는 느낌이 그제서야 들었다. 세상에게서 배운 대로 바보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다가 전혀 예상치 못한 세상의 배반으로 그 녀석은 강제로 이탈된 것이다. 남아있는 자들은 대체 뭘 믿고 또 달려갈 것인가? 이토록 뻔한 결말을 옆에서 지켜보고선 또 아무 생각 없이 앞만 보고 뛰라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지가 나이 먹는 줄 모르고 산다지만 가끔은 자기 나이를 생각해 봐야겠다. 죽으면 다 무슨 소용이야 하겠지만 그야 배부른 소리고.. 누구 말 맞다나 오늘은 누군가가 그토록 살고자 했던 내일이 아닌가? 내 주변사람들 한 번 더 돌아 보고, 더 옹골차게 더 거짓없이 살아야 하는 의무를 또 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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