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한심하게도... 이 나이에 예능이나 보고 앉았다.
(SBS 불타는 청춘)
뇌를 버리고 출근해서 늦은 저녁에서야 다시 뇌를 부착하고 '나'로서의 시간을 온전히 보낼 수 있는 저녁.
(물론 뇌를 끼고 출근해도 되지만.. 그 변명은 다음에 하도록 하고)
어쨌거나 몇 시간 되지 않는 저녁~새벽까지의 시간은 귀하고도 소중한 혼자만의 힐링타임인게다.
그 귀한 시간에 자빠져서 예능이나 본다는 게.. 좀 부끄럽긴하다. 그리 살면안된다고 어릴적부터 들어와서 그런건지? 아닌건지는? 모르겠다.
중요한 건 이런 헛된 킬링타임이 그나마 내게 유일한 에너지라서, 첨에 헛된 시간이라 느꼈던 판단들은 차츰.. 의미있는 시간이니 자책하지 말고 즐기라고 합리화하고 있다.
(SBS 불타는 청춘)
몇 주전부터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시리즈를 죄다 섭렵하고는 더 이상 볼 게 없어진 저녁..
매혹의 눈망울? 김완선이 예능에 나온다는 기사거리를 접하다 우연히 보게 된 '불타는 청춘'
요즘 예능이 얼마나 호화찬란한데, 옛날 연예인들, 게다가 왠지모르게 아픔을 가진 듯한 50세전후의 나이 많은 싱글들을 데리고 예능을 한다고??
첨엔 갑자기 비어버린 저녁시간이나 떼우려고, 추억의 김완선이나 보려고 시작했던 불청에서 뜻밖에 강수지의 매력에 홀딱 넘어가고 만 것이다.
강수지를 모르고 살아오진 않았지만 그녀가 이리 사랑스러운 줄은 모르고 있었던게다. 깡마른 몸에 청순가련이란 단어를 달고 다니는 이미지가 젊었던 시절에는 그리 썩 내키기 않았었다. (물론 그 노래는 참 좋아했었지만...)
그랬던 강수지가, 나이 무려 오십이 다 되어가는 강수지가, 갑자기 왜 가슴 떨릴 정도로 사랑스러워 보이는건지...
이 나이에 갑자기 갸날픈 여인네가 좋아진 건 아닐텐데 말이지.
(SBS 불타는 청춘)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은 그 이유를 모르겠다.
하기야 이유에 대한 명확한 근거? 나부랭이가 무슨 필요가 있겠나..
유치한 두근거림과 가슴뜀을 다시 느끼고,
세상의 잡다한 것들에게서 벗어나 어릴적 순수했던 기분으로 잠시나마 돌아갈 수 있다면..
(SBS 불타는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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